지난 19일 11시 호법면 복지관에서는 외국인 며느리들과 지역 경로당 어르신들의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호법초등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친다는 김민정 씨가 고향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며 어려웠던 생활들을 소개한다.
“어르신 여러분, 삼모작, 쌀국수 등 베트남 문화에 대해 잘 알고 계셔서 너무 좋아. 그런데 베트남은 너무 더워 새벽에 일하고 점심에 두시간씩 낮잠 자요. 그리고 출산 후 미역국과 같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안 먹고, 밥그릇을 들고 먹으며, 숟가락을 엎어 놓아요.”
갓 결혼 온 외국인 며느리가 밥상머리 예절은 없고, 일은 안하고 잠만 잔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먹지도 않으니 뭔가 불만이 있어 못됐게 군다고 타박하기 십상이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한국말은 못하고 음식은 입에 맞지 않으니 모든 생활이 어렵다. 특히 아이를 출산하면 그 때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도 한다.
이날 행사는 (사)다문화가정협회(이사장 김상실)가 (사)대한노인회 이천시지회(지회장 김형식), SFP 민들레 봉사단과 협력해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해 마련된 ‘다문화여성들의 찾아가는 효(孝)문화’ 프로그램이다.
10여명의 다문화 여성 활동가들이 지난 7월부터 관내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다문화가정의 생활사례를 이야기하고, 다문화의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놀이문화체험(캄보디아 팔찌 만들기)과 다문화 음식(베트남 비빔쌀국수)을 함께 나눈다.
이날은 행사 8주차로 호법면 경로당 어르신 50여명을 모셨고, 협회 김상실 이사장, 김복란 회장, 노인회 김형식 회장, 한덕찬 호법면 분회장, 최재한 호법면장, 백승빈 조합장 등 사회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해 다문화 인식 개선에 동참했다.
김형식 노인회장 “먼나라에서 한국에 와 가정을 꾸리면서 생활습관, 문화, 언어가 달라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인으로 함께 생활해줘서 고맙다. 노인회 여러분들께서도 이들이 어려움 속에서 우리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찬 호법면 분회장은 “다문화 며느리들이 고생과 시련이 많다. 우리도 딸을 외국에 보냈을 때를 생각하자”며 “한국에서 딸과 같이 함께 해주면 조금이나마 먼 고향을 잊고 보람있는 삶을 영위할 것이다. 이들이 지금 살아가는 곳이 고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관한 김상실 이사장은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이 170만명이 넘어선 가운데 호법면에는 50가정 140여명이 살고 있다”며 “다문화를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고 희망과 용기를 주고, 이들이 우리사회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