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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희 의원 "김영란법에서 농수축산물 제외해야"

윤명희

by 배철수 2015. 8. 1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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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열망을 담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공포되었다. 현재 이법은 2016928일 시행 전까지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있다.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은 직무연관성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1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이 된다. 국민권익위 등은 선물 등의 예외대상 가액범위 역시 음식물과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생산량의 40%가 추석, 설 등 명절에 소비되는 국내 농축산물의 현실을 고려할 때 권익위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선물 등의 가액 범위 제정은 당초의 입법취지와는 다르게 국내 농축산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석과 설날을 전후로 한 농협유통의 과일선물 매출 구성을 가격대별로 보면 58만원이 42%로 가장 많고 이어 35만원(32%), 3만원 이하(18%), 8만원 이상(8%) 순이다.

 

단가가 높은 한우선물세트는 올해 설 기준으로 10만원 이상 제품의 매출 구성비가 93%에 달한다. 축산경제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시행 될 경우 추석을 기점으로 매출이 50% 이상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액적으로는 41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난을 비롯한 화훼는 80% 이상이 경조사용으로 소비되는데 실제 지난 20112월부터 공무원의 명절과 승진·전보 때 3만원 이상 축하 화환과 화분 등을 규제하면서 국내 화훼 업계는 이미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051105억원이었던 화훼 생산액은 20147368억 원으로, 같은 기간 화훼 농가는 12859개에서 9147개로 감소했다.

 

현행 규제로도 화훼 선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화훼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인데, 화훼 선물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면 화훼소비 역시 더욱 급랭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삼 역시 재배기간이 길고 상품화 과정도 까다로워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금액 상한선을 정하면 인삼산업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 농축산물의 선물용 과일 중 절반 이상이 5만원을 넘고, 한우나 굴비세트의 대부분이 1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권익위의 제안은 국내 내수시장의 장기적 불황과 더불어 우리 농축산물의 생산기반까지도 현저히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의 농축산업은 이미 연이은 FTA체결로 큰 타격을 받아 왔다. 특히 한·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농축산업이 어느 때 보다도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 농가의 경영여건과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명절 때 선물하는 농축산물과 경조용 화환·화분은 한국인의 오랜 미풍양속이다. 이를 너무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부정청탁과 부패는 뿌리 뽑아야 하지만, 애꿎은 농업인과 농축산업, 영세음식점 등만 피해를 봐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농축산물의 경우 선물가액의 범위를 조정하거나 예외조항에 넣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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