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을 가려 지도, 감독해야 할 터
[기자수첩]배석환 기자
요즘 식생활이 날로 간편해지고 가족이 외식을 자주 하는 식생활로 바뀌면서 여름이면 찾아오는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각 지자체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처리장 인근 주민도 덩달아 악취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15조 원어치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물은 음식물 처리장으로 가서 재활용되거나 가축사료용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각 지자체가 각자의 음식물처리장을 갖추고 있는 지자체는 얼마 안 되고 타 시,군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이천시에 매일 약 500여 톤이라는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이천은 그야말로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 이천의 한 업체는 음식물 쓰레기의 반입허가량이 90톤인데, 말이 90톤이지 그 두 배에 달하는 200여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반입된다고 이 업체를 잘 아는 한 제보자는 말하고 있다.
실제로 본 기자는 밀착 취재해본 결과 음식물 쓰레기를 실은 차량의 톤수로 계산해 보니 약 160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반입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그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얼마 전 약 200여 명의 주민이 집단민원을 이천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천시는 허가량을 넘어 음식물 쓰레기가 반입되고 있는데도 시는 단속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모른척하고 있으며, 민원인의 목소리조차도 무시하고 있다.
이천시 전체의 음식물 쓰레기 허가톤수는 390톤 이 중에 30톤은 현재 휴업 중이며, 시의 허가 톤수로만 보자면 반입되는 음식물은 360톤이다.
그러나 실상은 허가 톤수의 두 세배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반입되고 있다고, 음식물처리업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문제가 되고 있는 업체는 돼지사육을 겸하고 있는데, 업체는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와 돼지사육 때문에 가축분뇨의 악취가 동시에 인근 동네로 날아오기 때문에 그 냄새는 정말 참기 어렵다고 말한다.
또 비가 오는 날이면 하천에 어김없이 폐수가 흐르고 인근 농장에서 버려지는 가축분뇨로 하천이 오염되고 악취까지 심해져 더욱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 인근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논으로 갔다가 논 옆 하천에 폐수가 흐르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는 농민은 사진을 보여주며, 악취가 나고 폐수가 흘러도 이천시는 사진을 찍어오라고 말했다며, 흥분했었다.
농민의 말에 따르면 이 동네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가 있고, 돼지사육장이 여러 군데 있다 보니 인근농장에서 버린 폐수로 하천의 토양은 썩고 폐수가 흐른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었으나 이천시 그저 시골이니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 되지 않느냐는 입장인 것 같다.
이천시 율면은 충청북도 음성과 용인시와 인접한 이천시의 가장 외딴곳에 있는 마을이며 인구도 가장 적은 이천시의 오지다.
이천시 율면은 쌀농사가 주업으로 하는 농촌이며,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노령의 인구로 구성돼 있다.
공기 좋고 살기 좋은 전원 속의 농촌 마을이다. 이렇게 살기 좋은 농촌마을의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악취와 가축분뇨 폐수로 넘쳐난다면, 그 누가 이런 마을로 들어가 생활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시설과 환경이 열악한 업체 때문에 인근 주민이 고통 받고 있는 동네도 있지만, 반면에 이천시에서 뿐만이 아니고 한국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업체 중에서도 시설이 가장 잘돼있다는 음식물 처리업체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천시 설성면 수산리에 있는 업체는 허가 톤수는 비록 42톤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인근에 같은 업종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본인들까지 피해를 본다며, 하소연하는 업체도 있다. 이천시는 음식물처리업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 업체도 덩달아 이천시의 강력한 행정에 피해자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천시는 옥석을 제대로 가려 행정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언젠가는 시골동네에 들어가 조용한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으나, 불량업체 때문에 악취와 폐수가 흐르는 시골 마을로는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스한 햇볕과 맑은 공기 물고기가 노니는 그런 하천의 조용한 시골 마을을 생각하며, 그동안 매연으로 시달리고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노년기에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의 생활을 꿈꾸며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대도시에서 일하고 있다.
이천시는 앞으로 35만 인구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실행하고 있으며, 2015년은 전철 개통으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늘도 율면 월포리 주민은 음식물쓰레기를 나르는 차량의 매연과 소음,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와 돼지사육장의 악취로 아침부터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주민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상황에 지금은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체념한 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