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의회 이경철 의원 5분 자유발언 신상발언
반갑습니다. 이경철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우리 최윤남 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이렇게 마지막 폐회에 5분 발언을 하게 되다 보니 그동안 수십 번 앉아 봤던 제 자리와 이 공간이 참으로 엄중하고 또한 새롭습니다.
오늘은 마치 제 딸을 시집보내는 날처럼 늦잠 많은 제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부산도 떨고 머리도 만지고 하다못해 향수까지 뿌리고 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노래가 나오더군요. 지금은 생각은 나지 않습니다. 어떤 한 구절만 계속 부르고 있었습니다. 어리버리하게 시작한 구의원 12년 전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그동안에 잘못된 점만, 제가 반성할 것만 머리에 자꾸 떠오르네요.
사람이 마지막 이별하는 순간은 굉장히 용감해지고 솔직해진다고 합니다. 저도 어떻게 100% 솔직해지겠습니까마는 솔직한 제 심정을, 그간의 소회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또 세월이 바뀌어서 봄이 왔습니다. 어쩌자고 또 봄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는 희망의 봄이 되기도 하고 또한 누구에게는 잔인한 봄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여기 계시는 우리 의원님들은 크게 저같이 방을 빼시는 의원님도 계시고 방을 옮기시는 의원님도 계십니다. 방을 빼시는 의원님들은 앞날에 더 좋은 일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방을 옮기시는 의원님들은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12년 동안 제가 3대 거쳤는데요. 6대, 7대, 8대를 거친 본의원의 소회는 아쉽게도 8대의 의회가 가장 아쉬웠던 의회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저도 속해 있고 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9대에 들어오시는, 방을 옮기시는 의원님들은 8대와 같은 아쉬웠던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우리는 딛고 있는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달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곳을 볼 수가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건전한 토론이 되기를 기대하고 토론을 할 수 없는 5분 발언을 이용해서 어떤 개인을 공격한다든가 그런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14년 되셨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친정을 욕하는 놈 치고 잘되는 놈 없다.’ 물론 놈이라고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노원구의회는 곧 제 친정이 될 것입니다. 밖에서 후배 의원님들의 활약상을 기대 하겠습니다. 의장, 상임위원장은 여기 앉아 계시는 분들 중에서 나옵니다. 9대 의회가 주민으로부터 더 사랑받고 또 존경받고 공무원으로부터도 ‘아, 9대 의원 참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제가 12년 전에 공무원들의 시각이 잘못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의원 하기 전에는 공무원 하면 능력에 비해서 효율이 떨어지는 집단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답답하고 꼬장꼬장하고 그러나 그 생각이 잘못되었습니다. 기업에서는 1 플러스 1은 2도 되고 3도 되고 합니다마는 우리 공무원 여러분들은 1 플러스 1은 2만 돼야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샐러리맨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받는 급여를 봉급이라고 합니다. 받들 ‘奉’자에 사람 ‘人’ 변을 붙이면 녹봉이 됩니다. 여러분들의 급여는 법령상의 임금입니다. 그래서 봉급이라고 합니다. 월급쟁이라고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을. 그래서 구청의 주인은 누구냐, 구청장?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구청의 주인입니다. 의원은 더욱 아닙니다. 4년 전세입자입니다. 그동안 의원입네, 의장입네 하면서 목에 힘도 주고 또 뻔히 안 되는 일을 의원이라는 직함을 앞에 내밀어서 하려고 했던 것들,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할 말은 많은데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저 같은 경우에 무슨 일이 있어서 국장님 또는 과장님한테 잠깐 뵙자고 전화를 드립니다.
그러면 국장님이나 과장님께서 왜 그러시냐고 그러면 말씀을 드리죠. 무슨 건 때문에 그런다, 무슨 사업 때문에 그런다. 이럴 때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과장님이라고 그럴 때 과장님, 팀장님, 담당 줄줄이 들어오시는 분이 있고요. 파일 하나 딱 챙겨가지고 혼자 들어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업무 파악이 완벽하게 되시는 과장님은 혼자 들어오십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요. 우리 그간에 저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셨거나 또 서운함을 갖고 계시는 의원님들이나 공무원 집행부 여러분 널리 양해해 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시간을 주셔서 고맙습니다.